퇴근하고 바로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경기유흥은 휴대폰으로 먼저 뒤졌다. 상호를 외우려고 한 건 아니고, 골목이 어떻게 생겼는지 적힌 글만 골라 읽었다.
대기가 길다는 말이 반복된 곳은 뺐다. 오늘은 오래 서 있기 싫은 날이라, 바로 들어갔다는 후기만 남겼다.
1층에는 작은 간판만 있고, 실제 문은 옆 건물 출입구랑 붙어 있었다. 후기에 적어 둔 문장이 그제야 이해가 됐다.
음악이 복도까지 새어 나왔다. 방 안에서는 그보다 작게 틀어 둬서 대화는 그대로 들렸다. 벨소리는 미리 꺼 달라고 해 둔 상태였다.
밤이라 골목이 더 좁아 보였다. 대화는 건물 밖으로 나와서야 다시 시작됐다. 다음엔 같은 시간대는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.
나갈 때 우산을 어디에 뒀는지 잠깐 헷갈렸다. 문 옆 바구니에 있었고, 내 것만 남아 있었다.
같은 동네를 다시 보게 되면 유정당에 입구 이야기가 있는 글부터 열어 보고 시간을 잡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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